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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7 FS — IRON EAGLES
PIGEON / HOLLOW
LOS ANGELES AFB, CA
 
 
 
방은 작았다. 지하실 같았다. 환기구도 없었고, 창문도 없었다. 콘크리트 벽에 형광등 하나가 박혀 있었고, 그 아래에 구식 브라운관 TV와 VHS 플레이어가 놓인 철제 선반이 있었다. 접이식 의자 하나. 그리고 선반 위에 나란히 세워진 비디오 테이프 네 개. 각각의 등에 흰색 라벨지가 붙어 있었고, 그 위에 검은 마커로 이름이 적혀 있었다.
NATHAN BENNETT
네 개 모두 같은 이름이었다. 다만 아래에 번호가 매겨져 있었다.
#1 #2 #3 #4
그리고 문. 철제 방화문. 안쪽에서는 열리지 않았다. 세르게이는 이미 손잡이를 세 번 잡아당기고, 발로 두 번 차고, 어깨로 한 번 밀어본 뒤였다. 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문 위에 작은 전광판이 있었다. 빨간 LED.
> ALL TAPES MUST BE VIEWED IN ORDER. DOOR WILL OPEN UPON COMPLETION.
세르게이는 그 문장을 두 번 읽었다. 세 번째는 소리 내어 읽었다.
Sergei
All tapes must be viewed in order. Door will open upon completion. (모든 테이프를 순서대로 시청해야 합니다. 완료 시 문이 열립니다.)
그리고 비디오 테이프를 다시 쳐다보았다. NATHAN BENNETT. 네이선 베넷. 자신의 윙맨. 자신의 연인. 자신이 3초 이상의 침묵 앞에서 뇌 속 역추적을 시작하는 그 인간.
세르게이는 혀로 볼 안쪽을 꾹 눌렀다.
Sergei
Okay. What the fuck is this, some kind of psyop? (좋아. 이게 뭐야, 무슨 심리전이야?)
대답은 없었다. 형광등만 윙윙거렸다.
세르게이는 접이식 의자에 앉았다. 다리를 벌리고 등을 뒤로 젖히고. 그의 영역을 확보하는 자세. 그러나 이 좁은 방에서 그 자세는 허세처럼 보였다. 세르게이도 그것을 알았다.
첫 번째 테이프를 집었다. #1. 플레이어에 밀어 넣었다.
VHS의 자기 헤드가 테이프를 물었다. 브라운관이 푸른 노이즈로 깨어났다.

TAPE #1: 1978-1985
화면이 밝아졌다.
뉴잉글랜드의 어떤 집. 벽돌 외벽. 상아색 셔터. 잔디가 정확한 길이로 깎여 있는 앞마당. 10월의 오후. 단풍이 붉고 금색으로 물든 가로수가 줄지어 서 있었다. 이것은 세르게이가 ‘진짜 미국이 아니다’라고 판정했던 그 지역의 정확한 시각적 샘플이었다.
아이가 있었다. 2살 혹은 3살. 밤색 머리카락이 바람에 살짝 흩날리는. 벽안. 그 벽안이 이미 그때부터 조용했다. 카메라를 향해 웃고 있었지만, 그 웃음의 방식이 이미 어딘가 절제되어 있었다. 아이는 아이답지 않게 조용히 웃었다.
세르게이의 녹안이 화면을 응시했다. 입이 살짝 벌어졌다.
Sergei
⋯Is that him? (⋯저게 저 새끼야?)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답은 필요 없었다. 그 벽안은 틀릴 수가 없었다.
화면이 전환되었다. 같은 집. 거실. 크리스마스트리. 아이가 4살쯤 되었다. 포장지를 조심스럽게 뜯고 있었다. 다른 아이들이라면 찢었을 것이다. 이 아이는 테이프를 먼저 찾아 떼고, 접힌 부분을 펼치고, 포장지를 네모나게 접어 옆에 놓았다. 4살이.
세르게이가 킬킬 웃었다.
Sergei
Of course. Of fucking course. (당연하지. 존나 당연하지.)
화면 안의 어른들. 어머니로 보이는 여성. 금발에 가까운 밝은 갈색 머리. 얼굴이 네이선을 닮았다. 같은 벽안. 그러나 그 여성의 벽안은 네이선의 것보다 따뜻했다. 그 여성이 아이에게 뭔가를 말했다. 음성은 들리지 않았다. 무성 필름처럼. 그러나 아이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보였다. 작은 턱이 한 번 내려갔다 올라왔다.
아버지로 보이는 남성. 키가 컸다. 185cm 이상. 진한 밤색 머리. 네이선의 머리카락 색은 아버지에게서 온 것이었다. 남성의 자세는 군인의 것이었다. 등이 곧고, 어깨가 뒤로 당겨져 있었다. 크리스마스 아침에도. 남성은 아이를 안지 않았다. 아이의 머리를 한 번 쓸어내리고, 고개를 끄덕이고, 소파에 앉았다.
세르게이의 녹안이 좁아졌다. 미세하게.
화면이 다시 전환되었다. 아이가 5살. 피아노 앞에 앉아 있었다. 발이 페달에 닿지 않았다. 그러나 손가락은 건반 위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정확하게. 5살의 손가락이 건반을 정확한 순서로 눌렀다. 틀린 음이 하나도 없었다. 화면 구석에 메트로놈이 보였다. 아이는 메트로놈의 리듬에 완벽하게 맞추어 연주하고 있었다.
아이의 표정. 집중하고 있었지만, 즐거워 보이지는 않았다. 5살의 인간이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즐거워하지 않는다는 것. 세르게이는 그것을 인지했다.
화면이 다시 전환. 7살. 학교. 교실. 아이가 책상에 앉아 있었다. 주변의 다른 아이들은 떠들고 있었다. 종이비행기를 던지고, 웃고, 뛰어다니고. 네이선은 앉아 있었다. 책상 위에 놓인 책을 읽고 있었다. 그 책이 7살이 읽을 책이 아니었다. 표지에 ‘ASTRONOMY’라는 글자가 보였다.
한 아이가 네이선의 책상 앞을 지나가며 뭔가를 말했다. 네이선이 고개를 들었다. 벽안이 그 아이를 쳐다보았다. 그 아이가 뭔가를 더 말했다. 주변의 아이 두 명이 웃었다. 네이선은 웃지 않았다. 3초 동안 그 아이를 응시하고, 다시 책으로 시선을 내렸다.
세르게이의 턱이 미세하게 굳었다.
화면이 전환. 8살. 같은 집의 2층 복도. 아이가 문 앞에 서 있었다. 부모의 침실 문으로 보였다. 문은 닫혀 있었다. 문 너머로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남성의 목소리. 높아지고 있었다. 여성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아이는 문 앞에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손이 주먹을 쥐고 있었다. 작은 주먹이. 8살의 주먹이. 문을 두드리려는 것인지, 아닌지. 3초. 5초. 아이는 문을 두드리지 않았다. 돌아서서 자신의 방으로 걸어갔다. 발소리가 나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세르게이가 의자에서 자세를 바꿨다. 다리를 벌리고 앉았던 자세에서, 상체를 앞으로 기울이는 자세로. 팔꿈치를 무릎 위에 올렸다.
Sergei
화면이 다시 전환. 8살의 네이선. 학교 운동장. 혼자 앉아 있었다. 벤치에. 다른 아이들은 축구를 하고 있었다. 네이선은 하늘을 보고 있었다. 그 벽안에 구름이 반사되고 있었다. 아이는 하늘을 보면서 입술을 움직였다. 뭔가를 세고 있는 것처럼. 혹은 뭔가를 외우고 있는 것처럼.
화면이 어두워졌다. 노이즈.
테이프 #1이 끝났다.

세르게이는 움직이지 않았다. 15초.
형광등의 윙윙거림. VHS 플레이어의 정지 버튼이 딸깍 소리를 내며 자동으로 눌렸다.
세르게이의 오른손이 주머니 쪽으로 갔다. 라이터를 찾는 동작. 그러나 이 방에는 라이터가 없었다. 주머니도 비어 있었다. 손이 허공을 쥐었다가 무릎 위로 돌아왔다.
Sergei
세르게이의 뇌 속에서 처리되고 있는 것들:
그 아이는 처음부터 조용했다. 네이선 베넷이 조용한 것은 훈련의 결과가 아니었다. 태생이었다. 아니, 태생 이후에 강화된 것이었다. 세르게이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8살의 세르게이는 시끄러웠다. 아버지에게 맞아도 시끄러웠다. 울면서도 시끄러웠다. 세르게이에게 침묵은 패배였고, 소리는 저항이었다. 네이선에게 침묵은 무엇이었을까. 생존이었을까.
그 아버지. 아이를 안지 않는 아버지. 세르게이의 아버지도 세르게이를 잘 안지 않았다. 그러나 세르게이의 아버지는 최소한 등을 두드렸다. 세게. 군인의 힘으로. 그것도 애정의 한 형태였다. 화면 속의 그 남성은 아이의 머리를 쓸어내리고 끝이었다. 고개를 끄덕이고 끝이었다.
세르게이가 혀로 볼 안쪽을 꾹 눌렀다. 테이프 #2를 집었다.

TAPE #2: 1985-1996
화면이 밝아졌다.
10살의 네이선. 같은 집. 그러나 뭔가 달랐다. 집이 조용했다. 이전 화면들에서는 최소한 배경에 사람의 움직임이 있었다. 어머니가 부엌에서 뭔가를 하거나, 아버지가 소파에 앉아 있거나. 이 화면에서는 집이 텅 비어 있었다. 아이 혼자. 부엌에서 시리얼을 먹고 있었다. 우유를 따르는 손이 정확했다. 흘리지 않았다. 10살.
세르게이의 녹안이 화면의 배경을 스캔했다. 냉장고 위에 메모가 붙어 있었다. 글자는 읽히지 않았지만, 그 메모의 존재가 말하는 것: 부모 중 누군가가 집에 없다. 자주.
화면이 전환. 12살. 중학교. 과학 경시대회. 네이선이 단상 위에 서 있었다. 트로피를 들고. 벽안이 객석을 향해 있었다. 객석 어딘가를 찾는 듯한 시선. 3초. 5초. 시선이 내려갔다. 트로피를 내렸다. 객석에서 찾던 것을 찾지 못한 사람의 동작.
세르게이의 이빨이 아랫입술을 물었다. 미세하게.
화면이 전환. 14살. 네이선이 길어졌다. 성장기. 팔다리가 몸에 비해 긴 시기. 그러나 이미 자세가 바르다. 등이 곧다. 아버지를 닮은 것인지, 훈련된 것인지. 14살의 네이선은 도서관에 있었다. 책상 위에 책이 쌓여 있었다. 항공역학. 기체역학. 뉴턴 물리학. 14살이 읽을 책이 아니었다. 그러나 7살 때 천문학 책을 읽던 아이에게 이것은 자연스러운 진행이었다.
화면이 전환. 15살. 여름. 뉴잉글랜드의 해변. 네이선이 모래 위에 앉아 있었다. 혼자가 아니었다. 옆에 소년이 있었다. 같은 또래로 보이는. 갈색 머리. 그 소년이 뭔가를 말하며 웃었다. 네이선도 웃었다. 이번에는 진짜로. 벽안이 좁아지면서, 입꼬리가 올라가면서, 15살의 얼굴 전체가 밝아지면서. 그 웃음은 세르게이가 본 적 없는 종류의 것이었다. 아니, 거의 본 적 없는. 네이선이 세르게이에게 웃을 때와 비슷하지만, 더 어리고, 더 방어가 없는.
세르게이의 손가락이 무릎 위에서 움찔했다. 그 웃음을 화면 속에서 보는 것이, 자신에게 향하지 않은 그 웃음을 목격하는 것이, 예상하지 못한 종류의 감각을 만들었다. 질투가 아니었다. 그보다 더 이상한 것이었다. 그 15살의 소년이 네이선에게서 그 웃음을 꺼낼 수 있었다는 사실에 대한, 안도에 가까운 무엇.
누군가는 있었구나. 그때.
화면이 전환. 16살. 겨울. 같은 집. 부엌. 네이선이 서 있었다. 아버지가 맞은편에 서 있었다. 아버지의 입이 움직이고 있었다. 길게. 일방적으로. 네이선은 듣고 있었다.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다. 반박하지도 않았다. 벽안이 아버지의 어깨 너머, 창밖의 어딘가를 보고 있었다. 아버지가 테이블 위의 종이를 네이선 앞으로 밀었다. 대학 팸플릿으로 보였다. 네이선의 손이 그것을 집었다. 표정 변화 없이.
세르게이가 숨을 내쉬었다. 얕게.
화면이 전환. 17살. 봄. 같은 집의 앞마당. 어머니가 차에 짐을 싣고 있었다. 여행 가방 두 개. 네이선이 현관 앞에 서서 그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어머니가 네이선에게 다가왔다. 두 손으로 아이의 얼굴을 감쌌다. 입술이 움직였다. 뭔가를 말하고 있었다. 길게. 네이선은 고개를 끄덕였다. 한 번. 어머니가 차에 탔다. 차가 출발했다. 네이선은 현관 앞에 서 있었다. 차가 모퉁이를 돌아 사라질 때까지. 그리고 5초 더. 아무것도 없는 도로를 보면서.
17살의 소년은 돌아서서 집 안으로 들어갔다. 문을 닫았다. 그 문 닫는 방식이, 세르게이가 알고 있는 네이선의 방식이었다. 소리가 나지 않도록. 정확하게. 잠금장치가 딸깍 맞물리는 최소한의 힘으로.
세르게이의 손이 무릎 위에서 주먹을 쥐었다. 풀었다. 다시 쥐었다.
화면이 전환. 18살. 공군사관학교. 입학식. 네이선이 제복을 입고 서 있었다. 제복이 아직 몸에 맞지 않았다. 어깨가 조금 넓었다. 18살의 몸이 아직 그 제복을 채우지 못했다. 그러나 자세는 완벽했다. 등이 곧았다. 턱이 당겨져 있었다. 아버지에게서 배운 것인지, 아버지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선택한 곳에서 아버지와 같은 자세를 하고 있는 것인지.
입학식 객석. 카메라가 잠깐 객석을 비췄다. 아버지가 앉아 있었다. 정장을 입고. 표정은 보이지 않았다. 어머니의 자리는 비어 있었다.
세르게이가 숨을 들이쉬었다. 길게. 내쉬었다. 길게.
화면이 전환. 사관학교 생활. 19살. 체력 훈련. 네이선이 달리고 있었다. 새벽. 다른 생도들보다 앞에서. 그러나 1등은 아니었다. 3등 혹은 4등. 네이선은 1등을 하지 않았다.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하지 않았다. 세르게이는 그것을 알아볼 수 있었다. 파일럿은 다른 파일럿의 출력 제한을 감지할 수 있다. 네이선은 의도적으로 3등에 머물러 있었다.
Sergei
⋯Why. (⋯왜.)
화면에게 물었다. 화면은 대답하지 않았다.
화면이 전환. 20살. 사관학교 기숙사. 밤. 네이선이 책상에 앉아 있었다. 스탠드 불빛 아래. 편지를 쓰고 있었다. 손이 멈추었다. 펜을 내려놓았다. 편지를 접었다. 봉투에 넣지 않고 서랍에 넣었다. 그 동작의 숙련도가 말하는 것: 이것은 처음이 아니다. 보내지 않는 편지를 쓰는 것이.
세르게이의 녹안이 좁아졌다. 누구에게. 어머니에게? 아버지에게? 15살의 해변에서 함께 있던 그 소년에게?
화면이 어두워졌다.
테이프 #2가 끝났다.

세르게이는 의자에서 일어났다. 방 안을 두 걸음 걸었다. 벽까지. 돌아섰다. 두 걸음. 반대편 벽까지. 좁았다. 세르게이의 188cm가 이 방을 두 보폭으로 횡단할 수 있었다.
오른손이 주머니를 더듬었다. 다시. 라이터가 없다는 것을 이미 알면서도. 습관이 의식보다 빨랐다.
세르게이의 뇌 속에서 처리되고 있는 것들:
네이선 베넷은 혼자였다. 8살 때부터. 아니, 어쩌면 그 이전부터. 세르게이의 어린 시절에는 최소한 소음이 있었다. 아버지의 고함, 어머니의 울음, TV의 소리, 이웃집 개의 짖음. 세르게이의 집은 시끄러웠고, 그 시끄러움이 세르게이를 시끄러운 인간으로 만들었다. 네이선의 집은 조용했다. 그 조용함이 네이선을 조용한 인간으로 만들었다.
그것은 선택이 아니었다. 적응이었다.
세르게이가 벽에 등을 기대고 미끄러져 내려앉았다. 바닥에. 다리를 뻗었다. 콘크리트 바닥이 차가웠다. 트렁크 차림의 허벅지에 그 냉기가 전달되었다.
Sergei
Fuck. (씨발.)
한 마디. 낮게. 천장을 향해.
세르게이는 지금 자신이 뭘 느끼는지 정확히 명명할 수 없었다. 분노인지 슬픔인지 죄책감인지. 혹은 그 세 개가 동시에 존재하는 종류의 감정. 분노는 네이선의 아버지에게 향했다. 슬픔은 8살의 네이선에게 향했다. 죄책감은 자신에게 향했다. 세르게이가 네이선에게 했던 모든 유치한 괴롭힘들, 어깨를 부딪치고, 물건을 툭 치고, 모자를 떨어뜨리고, “Watch it, sunshine”이라고 적반하장을 부리던 모든 순간들이 지금 세르게이의 뇌 속에서 다른 색으로 재생되고 있었다.
네이선은 그때마다 어떻게 반응했었나. 무표정. 3초 침묵. 그리고 돌아서서 걸어감. 8살의 네이선이 부모의 방문 앞에서 돌아섰던 것처럼. 소리를 내지 않으면서. 발자국이 나지 않도록.
세르게이가 손으로 얼굴을 쓸었다. 거칠게. 은회색 머리카락이 뒤로 넘어갔다.
일어났다. 테이프 #3을 집었다.

TAPE #3: 1996-2004
화면이 밝아졌다.
21살. 비행 훈련. T-38 탈론의 콕핏. 네이선이 처음으로 비행기에 앉은 순간. 화면은 콕핏 내부 카메라에서 촬영된 것이었다. 네이선의 얼굴이 정면으로 보였다. 헬멧. 산소마스크. 그 위의 벽안.
이륙 순간. G-force가 몸을 밀었을 것이다. 다른 훈련생들의 이륙 영상이라면 이 순간 표정에 변화가 있다. 이를 악물거나, 입을 벌리거나, 눈을 감거나. 네이선의 얼굴에는 변화가 없었다. 거의.
거의.
산소마스크 위로 보이는 벽안이, 이륙 순간 3초 동안, 확대되었다. 동공이 팽창했다. 그리고 그 눈이, 세르게이가 지금까지 이 테이프에서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것을 했다.
빛났다.
그것은 15살의 해변에서 소년 옆에 앉아 웃을 때와는 다른 종류의 빛이었다. 그것은 인간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 하늘에 의한 것이었다. 네이선 베넷이 처음으로 지상을 떠난 순간, 그 벽안에 세상의 모든 빛이 들어온 것처럼. 화면 안의 네이선은 웃지 않았다. 표정 변화도 없었다. 그러나 그 눈이 말하고 있었다. 모든 것을.
세르게이의 숨이 멈추었다. 0.5초.
세르게이는 파일럿이다. 세르게이도 처음 이륙한 순간이 있었다. 세르게이의 경우 그것은 소리였다. “FUCK YEAH!” 무전에 잡혔고, 교관에게 혼났고, 세르게이는 웃으면서 혼났다. 세르게이의 처음은 폭발이었다. 네이선의 처음은 팽창이었다. 소리 없는. 내부로 향하는.
그러나 그 크기는 같았다.
세르게이는 그것을 알아볼 수 있었다. 왜냐하면 같은 종류의 인간이기 때문이다. 하늘에 미친 인간. 지상에서는 맞지 않는 부품을 가지고 태어난 인간. 그 부품이 콕핏 안에서만 정확하게 맞물리는 인간.
화면이 전환. 22살. 졸업. 네이선이 제복을 입고 서 있었다. 이번에는 제복이 몸에 맞았다. 어깨가 채워졌다. 졸업장을 받는 순간. 악수. 경례. 객석을 한 번 보았다. 이번에도. 이번에도 누군가를 찾는 시선. 3초. 시선이 내려갔다.
세르게이의 이빨이 아랫입술을 물었다. 이번에는 미세하게가 아니었다.
Sergei
화면이 전환. 23살. 첫 배치. 부대. 네이선이 숙소에 짐을 풀고 있었다. 관물대 위에 물건을 올리는 손. 정확한 간격으로. 자로 잰 것처럼. 그 다음 침대 시트를 정리하는 손. 군대식이 아니었다. 그보다 더 정밀했다. 이것은 군대에서 배운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해온 것이었다. 10살 때 혼자 시리얼을 먹으며 우유를 흘리지 않았던 그 손.
화면이 전환. 24살. 2001년 9월 11일.
세르게이가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네이선은 기지의 데이룸에 있었다. TV 앞에. 다른 군인들과 함께. 화면 속의 TV에 쌍둥이 빌딩이 보였다. 연기. 모든 군인들이 서 있었다. 누군가는 손으로 입을 가리고, 누군가는 욕을 하고, 누군가는 전화기를 꺼내 들고.
네이선은 앉아 있었다. 의자에. 양손이 무릎 위에 놓여 있었다. 표정이 없었다. 완전히. 그 무표정의 밀도가 다른 순간들의 무표정과 달랐다. 이것은 감정을 억제하는 무표정이 아니었다. 이것은 감정이 너무 많아서 얼굴이 선택을 포기한 종류의 무표정이었다.
네이선의 왼손. 무릎 위에 놓인. 그 손이 떨리고 있었다. 미세하게. 카메라가 그것을 잡았다. 네이선은 그것을 인지한 듯, 왼손을 오른손으로 감쌌다. 떨림이 멈추었다. 스스로 멈춘 것이 아니라, 물리적으로 억제한 것이었다.
세르게이의 녹안이 화면에 고정되었다. 그 떨림을. 그 억제를. 세르게이는 보았다.
화면이 전환. 2002년. 25살. 전투 훈련이 격화되는 시기. 네이선의 비행 기록이 화면에 데이터로 나타났다. 숫자들. 랩 타임. 정밀도. 반응 속도. 모든 지표가 상승하고 있었다. 급격하게. 9.11 이후. 마치 무언가에 쫓기듯이. 혹은 무언가를 향해 달려가듯이.
화면이 전환. 2003년. 26살. Iron Eagles 배치 직전. 네이선이 어딘가의 바(bar)에 앉아 있었다. 혼자. 맥주 한 잔. 절반 남은. 주변은 시끄러웠다. 금요일 밤의 미국 바. 네이선은 조용히 앉아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누군가가 다가왔다. 여자. 뭔가를 말했다. 웃으면서. 네이선이 고개를 돌렸다. 미소를 지었다. 예의 바르게. 그러나 그 미소가 닿지 않는 곳이 있었다. 눈. 벽안은 웃지 않았다. 여자가 떠났다. 네이선은 다시 맥주를 마셨다.
혼자.
화면이 전환. 2004년. 27살. Iron Eagles 기지. 첫 날. 네이선이 격납고 앞에 서 있었다. 짐 가방을 어깨에 멘 채. LA의 햇빛이 밤색 머리카락에 반사되고 있었다. 벽안이 활주로를 스캔하고 있었다. F-16이 이륙하는 소리가 배경에서 들렸다.
네이선의 얼굴에 다시 그것이 나타났다. 21살 때 처음 이륙한 순간의 그것. 동공의 팽창. 빛. 아주 짧게. 0.5초. 그리고 사라졌다. 무표정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그 0.5초는 기록되었다.
화면이 어두워졌다.
테이프 #3이 끝났다.

세르게이는 움직이지 않았다. 30초. 브라운관의 푸른 노이즈가 그의 얼굴을 물들이고 있었다. 녹안이 화면을 응시하고 있었지만, 초점은 화면 너머 어딘가에 있었다.
세르게이의 뇌 속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 21살의 네이선이 처음 이륙한 순간의 동공 팽창과, 어제 밤 03시 47분에 자신을 두드려 깨우며 "I like you"라고 말했을 때의 벽안이 겹쳐지고 있었다. 같은 종류의 빛이었다. 하늘을 처음 만난 인간의 눈과, 세르게이를 향해 감정을 처음 내보인 인간의 눈이.
세르게이가 일어섰다. 다리가 미세하게 떨렸다. 인지했다. 무시했다.
테이프 #4를 집었다. 마지막.

TAPE #4: 2004-2005
화면이 밝아졌다.
Iron Eagles 기지. 격납고. 2004년 늦가을. 네이선이 비행복을 입고 서 있었다. 그리고 화면의 왼쪽 구석에서, 은회색 머리카락이 프레임 안으로 들어왔다.
세르게이.
세르게이의 숨이 멈추었다.
화면 속의 세르게이가 네이선의 옆을 지나갔다. 어깨를 부딪치며. 세게. 의도적으로. 네이선의 몸이 반 보폭 밀렸다. 화면 속의 세르게이가 돌아보지 않고 걸어가면서 입을 열었다.
음성이 들렸다. 이 테이프에서 처음으로.
Sergei
Watch it, sunshine.
세르게이의 목소리. 자신의 목소리. 도발적이고, 장난기 있고, 유치한. 화면 속의 네이선이 밀린 자리에서 자세를 바로잡았다. 벽안이 세르게이의 뒷모습을 3초 동안 따라갔다. 그리고 돌아섰다. 표정 변화 없이. 걸어갔다. 소리 없이.
의자에 앉은 세르게이의 손이 무릎 위에서 주먹을 쥐었다. 세게.
화면이 전환. 식당. 세르게이가 자말에게 시비를 걸고 있었다. 크게 웃으면서. 자말의 트레이를 밀치면서. 화면 구석에 네이선이 보였다. 네이선의 벽안이 세르게이를 관찰하고 있었다. 그 시선 안에 있는 것. 판정. 분류. 그리고 그 아래에, 세르게이가 이전까지 읽지 못했던 것. 호기심. 미세한. 그러나 존재하는.
화면이 전환. 시뮬레이터. 세르게이와 네이선의 첫 편대 비행. 무전 교신.
Nathan
Pigeon, vector two-seven-zero. Adjust.
Sergei
Copy that, Hollow. You know, you sound sexy on the radio.
화면 속의 무전에 0.5초의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Nathan
Focus, Pigeon.
그 0.5초. 세르게이는 이제 그 0.5초가 무엇이었는지 알았다. 그것은 무시가 아니었다. 그것은 네이선이 웃음을 참은 0.5초였다.
세르게이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의지와 무관하게.
화면이 전환. 격납고. 밤. 세르게이가 기체 앞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네이선이 다가왔다. 옆에 앉았다. 말없이. 세르게이가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뭔가를 말했다. 네이선이 고개를 돌렸다. 세르게이를 보았다. 벽안이.
그 벽안 안에 있는 것이, 이 테이프를 보기 전의 세르게이라면 읽지 못했을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세르게이는 테이프 #1부터 #3까지를 본 뒤였다. 8살의 네이선이 부모의 방문 앞에서 돌아선 것을 보았고, 12살의 네이선이 객석에서 누군가를 찾지 못한 것을 보았고, 17살의 네이선이 어머니의 차를 배웅하고 혼자 남은 것을 보았다.
그리고 지금, 화면 속의 네이선이 세르게이의 옆에 앉아 세르게이를 보는 그 벽안 안에서, 세르게이는 읽었다.
안도.
혼자가 아니라는 것에 대한.
세르게이의 호흡이 흔들렸다. 짧게.
화면이 전환. 7월의 시뮬레이션. 세르게이가 적기에게 락온당하는 순간. 무전:
Nathan
Pigeon, break left. NOW.
네이선의 목소리. 평소의 그 절제된 톤이 아니었다. 0.3데시벨 높았다. 그 0.3데시벨이 말하는 것: 네이선이 세르게이의 생존을 자신의 임무보다 우선시하려는 충동을 억제하는 데 실패하기 직전이었다는 것.
화면이 전환. 8월 1일. 이라크 상공. 아이언 베일 작전. SA-10 사이트. 세르게이가 20미터 거리에서 미사일을 회피하는 순간. ECM 데이터가 화면에 떴다. 12.4초. 네이선의 ECM 제어.
그리고 화면 구석에 데이터 하나가 더 떴다. 네이선의 심박수. 작전 중. 62비트에서 시작하여, 세르게이가 미사일 20미터 범위에 진입한 순간, 89비트로 급등. 그리고 세르게이가 회피에 성공한 순간, 3초 안에 64비트로 복귀.
89비트. 상위 5%의 심박수 안정성을 가진 인간이 89비트까지 올라갔다는 것. 그것이 말하는 것.
세르게이의 눈이 뜨거워졌다. 인지했다. 인정하지 않았다.
화면이 전환. 마지막 장면.
어젯밤. 03시 47분. 세르게이의 방. 카메라 각도가 높았다. 천장에서 내려다보는 시점. 세르게이가 이불 속에서 자고 있었다. 은회색 머리카락이 베개 위에 흩어져 있었다. 그리고 화면 왼쪽에서 네이선이 들어왔다. 하얀 티셔츠. 맨발.
네이선이 세르게이의 침대 옆에 섰다. 3초. 5초. 8초. 네이선은 세르게이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잠든 세르게이를. 그 벽안 안에 있는 것.
카메라가 줌인했다. 네이선의 얼굴. 어둠 속에서도 보이는. 그 표정이.
무표정이 아니었다.
세르게이가 지금까지 이 테이프에서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표정이었다. 15살의 해변에서도 아니었고, 21살의 첫 이륙에서도 아니었다. 이것은 그 모든 것을 포함하면서 동시에 그 어느 것도 아닌 표정이었다.
부드러웠다.
네이선 베넷의 얼굴이 부드러웠다. 완전히. 벽안이 잠든 세르게이의 얼굴 위를 천천히 이동하고 있었다. 은회색 머리카락을. 닫힌 눈을. 베개에 파묻힌 뺨을. 이불 밖으로 나온 팔을. 네이선의 입술이 미세하게 벌어져 있었다. 호흡이 보였다. 길고. 깊고.
그리고 네이선의 오른손이 올라갔다. 세르게이의 이마 위를 향해. 은회색 머리카락에 닿기 직전에 멈추었다. 1cm. 손가락이 공중에서 떨렸다. 미세하게. 그리고 손을 내렸다. 닿지 않았다. 깨울까 봐.
그 다음 주먹을 쥐었다. 세르게이의 어깨에 내려놓았다. 두드렸다. 세르게이가 일어날 때까지.
화면이 어두워졌다.
테이프 #4가 끝났다.

방 안의 정적.
형광등의 윙윙거림.
세르게이는 의자에 앉아 있었다. 움직이지 않았다. 60초. 120초.
녹안이 꺼진 브라운관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보고 있지 않았다. 세르게이의 시야는 지금 안쪽을 향해 있었다. 자신의 뇌 속을. 자신의 24년간의 데이터베이스를.
세르게이의 손이 자신의 가슴 위에 올라갔다. 검은 티셔츠 위로. 심장 위치에. 그것이 뛰고 있었다. 빠르게. 파일럿의 62비트가 아니었다. 지금은.
세르게이의 눈에서 뭔가가 떨어졌다. 하나. 왼쪽 뺨을 타고. 세르게이는 그것을 손등으로 거칠게 닦았다. 빠르게. 마치 그것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듯이.
Sergei
Fuck. FUCK. (씨발. 씨발.)
두 번째가 떨어졌다. 오른쪽. 다시 닦았다. 세 번째. 닦았다. 네 번째. 닦는 것을 포기했다.
세르게이 체르노프가 울고 있었다. 소리 없이. 이것은 세르게이가 기억하는 한 처음이었다. 소리 없이 우는 것. 세르게이의 울음은 항상 시끄러웠다. 8살 때 아버지에게 맞으면서도 시끄럽게 울었다. 소리가 저항이었으니까. 그런데 지금은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것은 저항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항복이었다.
네이선 베넷이라는 인간의 무게 앞에서의. 그 인간이 8살 때부터 혼자 견뎌온 침묵의 무게 앞에서의. 그 인간이 세르게이를 보며 처음으로 부드러워진 얼굴의 무게 앞에서의.
세르게이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손바닥 안으로 숨을 내쉬었다. 뜨겁고 축축했다.
지금 세르게이의 뇌 속에서 재생되고 있는 것들:
자신이 네이선의 어깨를 부딪쳤던 모든 순간. 네이선이 소리 없이 밀리고, 소리 없이 자세를 바로잡고, 소리 없이 돌아섰던 모든 순간. 그 모든 순간이 8살의 네이선이 부모의 방문 앞에서 돌아선 동작과 겹쳐지고 있었다. 세르게이는 네이선에게 그 동작을 반복하게 만든 인간이었다. 수십 번. 수백 번.
그리고 네이선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르게이의 옆에 앉았다. 격납고에서. 밤에. 말없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에 대한 안도를 느끼면서. 세르게이의 옆에서.
어떻게.
세르게이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이것이었다. 어떻게 네이선은 세르게이를 선택했는가. 세르게이의 모든 유치함과 무례함과 인종차별과 시끄러움과 도발을 관통하고, 그 아래에 있는 무언가를 읽고, 그것을 선택했는가. 세르게이는 자신의 아래에 무엇이 있는지 스스로도 잘 모른다. 네이선은 그것을 읽었다. 그 정확한 벽안으로.
세르게이가 손을 얼굴에서 떼었다. 눈이 붉었다. 코끝이 붉었다. 은회색 머리카락이 이마에 달라붙어 있었다.
문이 열렸다.
철제 방화문의 잠금 장치가 해제되는 소리. LED 전광판의 글자가 바뀌었다.
> VIEWING COMPLETE. DOOR UNLOCKED.
세르게이는 즉시 일어나지 않았다. 30초 더 앉아 있었다. 숨을 고르면서. 눈을 손등으로 닦으면서. 은회색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면서.
일어섰다. 문을 향해 걸었다. 손잡이를 잡았다. 잡아당겼다. 문이 열렸다.
문 너머의 빛이 세르게이의 얼굴을 비췄다.

후일담
세르게이가 방에서 나온 것은 시간으로 따지면 2시간 남짓이었다. 그러나 세르게이의 체감 시간은 그보다 훨씬 길었다. 마치 누군가의 인생 전체를 관통한 뒤의 피로감이 온몸에 내려앉아 있었다.
세르게이는 그날 네이선을 찾아가지 않았다.
이것은 세르게이답지 않은 행동이었다. 세르게이는 원하는 것이 있으면 즉시 가져가는 인간이다. 참지 않는 인간이다. 그런데 그날은 참았다. 왜냐하면 세르게이가 지금 네이선을 보면, 자신의 얼굴이 통제 밖에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붉은 눈. 부은 코끝. 세르게이는 네이선에게 그것을 보여줄 준비가 되지 않았다.
다음 날. 8월 12일. 06:14. 격납고.
세르게이는 평소처럼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다. 평소보다 코 위로 깊이 밀어 올린 채. 네이선이 격납고에 도착했을 때, 세르게이는 기체 날개 아래에 기대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평소처럼. 다리를 벌리고. 영역을 과시하며.
네이선이 다가왔다.
세르게이가 선글라스 너머로 네이선을 보았다. 벽안. 진한 밤색 머리카락. 하얀 피부. 비행복의 지퍼가 가슴까지 올라가 있는.
세르게이의 손이 움직였다. 네이선의 비행복 칼라를 잡았다. 잡아당기지 않았다. 그냥 잡았다. 손가락 두 개로. 천의 가장자리를.
Sergei
Your collar's crooked. (칼라 삐뚤어졌어.)
삐뚤어지지 않았다. 네이선의 칼라는 항상 완벽하다. 세르게이도 알았다. 네이선도 알았다.
세르게이의 손가락이 칼라 위에서 0.5초 머물렀다. 그리고 놓았다. 돌아서서 담배를 한 모금 빨았다.
Sergei
Let's fly, Hollow. (날자, 할로우.)
평소와 같은 톤. 도발적이고 장난기 있는. 그러나 그 톤 아래에, 세르게이가 어젯밤 콘크리트 바닥에 앉아 소리 없이 울었다는 사실이 묻혀 있었다. 네이선은 그것을 모른다. 세르게이는 그것을 말하지 않을 것이다. 다이어리에도 쓰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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